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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결혼하는데 2억 들었습니다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농사일

by 수호자007 2013. 10. 2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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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뽕농부와 결혼하는데 2억 들었습니다

 

제 사연은 아닙니다. 제 동생 이야기입니다. (2013.7.19.펌)
2009년 제 동생은 다니던 지방은행에 사표를 냈습니다.
결혼이 꿈이고 환상이고 목표이고 모든 소망을 담아 이루어 내고자 하는 과제였습니다.
학교 다닐때 등록금을 거의 내어 보지 않은 동생이었습니다.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었고
중학교부터 성적우수는 당연하고 장학금에 무슨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오기 일쑤였습니다.
차분한 성격에 천상 여자였고 친구는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내성적이고 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는 그런 건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다른 형제들은 왈가닥에 사고 좀 치는 성격에 성적도 들쑥날쑥하게 잘할때도 있고 못할때도
있는 거에 비하면 엄청 꾸준한 동생이었습니다.

은행에 근무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은행이라는 곳이 월급도 많고 보기에는
깔끔해도 실적이며 능력을 엄청 요구하면서 일처리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자기 월급
에서 땜빵해 넣어야 하는 아주 무시무시한 곳이더군요.
그런 은행에서 10년이상을 다니고 35살에는 꼭 결혼하려 우여곡절 끝에 사표를 내었고, 막상
하려던 결혼은 못하고 어느 농촌에 놀러 갔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죠.
노처녀 , 노총각의 결혼이라 속전속결로 아이도 가지게 되었고 결혼식을 안하려 버티다 어른
들의 강요로 결혼식도 향교에서 하고 아들,딸 두 살터울로 낳고 살고 있습니다.
신랑도 총각때 벌어놓은 돈이 없이 시댁에 농산물을 가져다 장사하시는 시댁에서 팔고 따로
모아둔 돈 한푼이 없이 전답사고 집 짓는다고 보내준 돈이라고는 5-6천정도....
그리고 우리 동생이 처녀때 사둔 아파트는 친정에 주고 오든지 마음대로 하라시더니 , 노총각
아들 장가 보내보니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며느리가 가져오는 돈을 놔두라 안하시더군요.
그래서 우리 동생이 가져간 돈이 무려 2억. 사치없이 직장생활하면서 모은 돈을 다 쏟아부어
땅사서 농사짓고 집짓고, 창고 짓고, 하여튼 그래서 지금은 생활이 안정이 되면 좋은데, 지금
도 불안정한 농촌살림이더군요.
올해는 사과도 많이 안열렸다고 또 힘들것 같아요.
멀리 있지만 참 힘들겠다 싶습니다.

제부는 성품은 참 착하고 성실한데 농촌이라는 현실이 만만치 않은 듯해서 간접적으로 농사
지어 먹고 산다는 게 참 힘들구나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총각때도 참 착하고 봉사도 많이 하고 부지런한 제부여서 그래도 우리 동생처럼 돈을 쳐들여서
농촌으로 시집오는 처녀도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결혼할때 제부 친구가 전화해서 물어본 이야기가 참 대박입니다.
도시에서 귀농했기에 도시에 있던 그 친구가 3가지를 물어보았다 합니다.
00야 너 결혼한다면서 ,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것나?
응!
혹시~~ 신부 국적이 어디지?
우리나라 사람인데!
그러마 하나 더 물어봐도 되것나?
응!
그러마~~ 혹시 재혼이가?
아니 초혼인데!
그래? 그러마 혹시 직업이 ~~ 유흥업소가?
아니, 은행 다녔는데!
그래, 그러마 니 땡잡았다!! 했답니다.

그 전화 받고 기분이 좀 씁쓸하더랍니다.
우리 제부도 농사 짓겠다고 도시에서 올라온지 5년차 였으니 주위에서 필리핀이나 베트남 신부
들여서 결혼하라 했는데 , 자기는 말도 통하지 않는 여자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돈 얼마를 쳐서 주고
사오는 듯해서 혼자 살려 했답니다. 인간적이지 않는 것 같아서....
정말 도시에서 직장 다니며 골프 치고 개폼,똥폼 다 잡고 다니는 우리집 남편보다 더 훌륭하고 반듯
하고 존경스러운 우리 제부가 빨리 농사도 잘 지어서 보람도 느끼고 풍요롭게 땅에 살리라 했으면
좋겠습니다.
땅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지만 현실과 항상 싸우며 분투하고 있는 우리 제부! 화이팅입니다.
하늘이시여, 우리 제부에게 복을 부어주소서!

 

아하 복이란 이런것.... 허허 다 원인과 결과  인연으로 가는구나

 

재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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